회계팀 지원 시 워라밸 체크사항 ③계정의 복잡성
회계팀 지원 시 또다른 워라밸 측정요소는 공시 주석내용에 있는 회계 계정의 중견 이상의 큰 기업에 지원한다면 보통 K-IFRS 기준을 제일 많이 사용할 것이다.
하기 기준서 목록을 살펴보자. 왜 이렇게 항목이 많냐고?
모든 회사가 이 모든 기준서 타입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우리 회사가 쓰는 항목에 대해서만 기준서를 참고하여 회계처리 하면 된다.
예를 들면, 농림어업은 해당 업종이 아니면 대상이 아니고, 사업결합에 해당하는 사건이 없으면 패스해도 된다.
당연히 많은 기준서에 해당이 될 수록 나의 업무 영역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질 수 있다.
(나의 경험과 역량을 늘수 있겠지만…)
그럼 내가 지원하는 회사가 얼마나 복잡한 계정을 쓰고 다양한 타입의 세부기준서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알까?
실무자의 입장에서 진정한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척도는 재무제표, 그중에서도 ‘주석’에 숨겨져 있다.
입사 전 해당 기업의 업무 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실질적인 팁을 남겨두려 한다.
아까 말한 사업보고서 중 사업보고서에 들어가면 해당 기업이 어떤 회계처리를 주로 하는지 대략 알 수 있다.

1. 제조업인가, 상품 매매업인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 회사가 물건을 직접 만드는지, 아니면 떼다 파는지의 여부다. 재무상태표의 재고자산 계정을 보면 답이 나온다. ‘제품’과 ‘재공품’이 있다면 제조업이고, ‘상품’만 있다면 유통업일 확률이 높다.
회계 실무자 입장에서 제조업은 그야말로 ‘원가와의 전쟁’이다. 원재료가 투입되어 재공품을 거쳐 제품이 되는 과정을 시스템에 구현하고 검증해야 한다. 월말 결산 때 수불부(수량 관리 대장)가 안 맞거나 BOM(자재명세서) 오류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찾느라 밤을 새우는 일이 허다하다. 반면, 상품을 매매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원가 구조가 단순하여 결산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
2. 수출과 파생상품, 그리고 환율의 늪
회사가 돈을 버는 시장이 국내인지 해외인지도 업무 강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매출처가 100% 국내라면 부가세 정도만 신경 쓰면 되니 세상 편하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출 기업의 회계 담당자는 매출 인식 시점의 환율 적용부터 선적 서류(B/L) 대조, 그리고 기말 결산 시 외화 자산/부채의 외화환산손익 계산까지 챙겨야 한다. 여기에 관세 환급 이슈까지 겹치면 업무량은 배가 된다.
더 무서운 것은 ‘파생상품’이다. 제조원가 중 원자재(구리, 원유 등)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하고자 파생상품을 다루는 회사들이 있다. 이 경우, 분기말 파생상품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데, 평가 로직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회계감사 시즌마다 감사인과 평가 적정성을 두고 논쟁을 벌여야 한다. 주석 사항에 ‘파생상품부채’나 ‘위험회피회계’라는 단어가 보이면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3. 리스(Lease), 단순 임차료가 아니다
과거에는 사무실 월세를 단순히 비용 처리하면 끝이었다. 하지만 K-IFRS 제1116호 도입 이후, 리스 회계는 실무자들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사무실뿐만 아니라 법인 차량 등을 보통 리스 자산으로 잡는다.
리스 자산이 많다는 것은 매달 상각 스케줄을 관리하고, 리스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을 계산하며, 계약 변경 시마다 리스 이용료를 재측정해야 함을 의미한다. 전국에 지점이 많아 임차 계약이 수백 건에 달하는 유통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리스 회계 담당자는 엑셀 지옥에 빠질 수 있다. 반대로 자가 사옥을 쓰거나 리스 자산이 거의 없다면 한결 편하다.
4. 연결 회계 압박 : 종속회사 개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지원하려는 회사가 지배기업이라면, 딸려 있는 종속회사 개수 반드시 세어봐야 한다.
1) 담당자의 숫자는 곧 커뮤니케이션 비용이다.
종속회사가 10개라면, 내가 매달 결산 데이터를 독촉하고 받아내야 할 담당자가 최소 10명이라는 뜻이다.
마감일(D-day)은 정해져 있는데, 자료를 늦게 주는 자회사가 있다면 내 퇴근 시간도 덩달아 늦어진다.
2) 손자회사의 존재는 최악의 변수다.
종속회사(자회사) 아래에 또 다른 종속회사(손자회사)가 있는 구조라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자회사가 손자회사의 데이터를 받아 연결한 뒤, 그것을 다시 나에게 보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여러 단계를 거쳐 올라오는 구조는 필연적으로 시간 지연과 오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마감 직전에 손자회사에서 수정 사항이 발생하면, 상위 모회사까지 모든 연결 패키지를 다시 뜯어고쳐야 하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3) 지분법보다는 원가법이 속 편하다.
별도 재무제표 작성 시, 종속기업 투자주식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원가법’은 최초 취득 금액으로 고정해두기에 이슈가 적다. 하지만 ‘지분법’을 적용한다면, 피투자회사의 당기순손익을 지분율만큼 매번 내 장부에 반영해야 한다. 즉, 남의 회사 결산이 끝나야 내 결산도 끝낼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야근이 확정되는 셈이다.
실무자의 요약 조언
회계 직무의 워라밸은 단순히 회사의 규모가 아니라, 비즈니스 구조와 계정의 복잡성에서 결정된다.
제조업보다는 유통업이, 수출보다는 내수 기업이, 그리고 종속회사가 적고 구조가 단순한 기업이 실무자에게는 훨씬 유리한 환경이다. 입사 지원 전, 반드시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들어가 재무제표 주석을 꼼꼼히 뜯어보는 습관을 들이길 바란다. 그것이 당신의 저녁 있는 삶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회계팀 지원시 워라밸 체크사항 총 3편 다시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