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통 연재 05] 자금통제 RCM 실무 : 차입금과 재고자산, 수표 어음관리
회계 업무의 범위는 단순히 현금의 입출금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금의 원천이 되는 차입금과 회사의 실물 자산인 재고자산은 그 자체로 현금화가 가능한 '잠재적 자금'이기 때문이다. 많은 실무자가 눈에 보이는 통장 잔액에는 집착하면서도, 정작 장부 밖이나 창고 안에서 벌어지는 리스크에는 무감각할 때가 많다.
연재의 다섯 번째 시간으로, 차입금과 재고자산, 그리고 수표·어음 관리에서 실무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RCM(Risk Control Matrix)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1. 차입금 실행 및 상환: 이사회 승인부터 실행까지의 통제 경로
차입금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회사의 재무 구조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특히 미승인 차입은 횡령범이 회사의 신용을 이용해 자금을 끌어쓴 뒤 이를 은폐할 경우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1) 이사회 의사록과 실제 실행 내역의 일치성
모든 차입은 반드시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실무자는 단순히 “돈이 들어왔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말고, 이사회 의사록에 기재된 차입 금액, 이자율, 담보 제공 범위가 실제 금융기관과의 약정서와 일치하는지를 대조해야 한다. 만약 이사회 승인 범위를 초과하여 차입이 실행되었다면, 이는 통제의 심각한 결함이다.
(2) 상환 프로세스의 투명성
상환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때 금융기관의 본인 명의 계좌가 아닌 제3자의 계좌나 확인되지 않은 계좌로 송금되는 일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상환 후에는 해당 담보가 적절히 해지되었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실무자의 몫이다.
2. 재고자산과 자금의 연결고리: 물건이 나가면 돈이 들어와야 한다
재고자산은 그 자체로 ‘현금의 또 다른 형태’다. 횡령은 현금을 직접 가져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재고자산을 무단으로 반출하거나 가공의 매출을 일으켜 자금을 유출하는 방식으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1) 출고 관리와 수금의 연계(Matching)
가장 중요한 통제점은 물리적인 출고와 회계상의 매출 기록, 그리고 대금의 회수가 끊김 없이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 가공 매출을 통한 횡령: 물건을 보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대금은 본인이 가로채는 경우를 막기 위해, 운송장(Shipping Document)과 세금계산서, 입금증을 삼각 대조해야 한다.
- 부실 채권의 고의 방치: 특정 업체에 물건을 계속 보내면서 대금 회수가 안 됨에도 불구하고 출고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이는 담당자와 업체 간의 유착이나 부정 가능성을 시사한다.
(2) 실무상 어려운 점과 해결방안
- 어려움: 영업 부서에서는 실적을 위해 무리한 출고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창고 관리자와 회계 담당자 간의 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통제가 지연되곤 한다.
- 해결방안: ERP 시스템을 통한 출고 승인 강제화가 답이다. 여신 한도를 초과하거나 미수금이 일정 기간 이상 경과한 거래처에 대해서는 시스템상에서 출고 지시서 발행이 원천 차단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3. 수표 및 어음 관리: 실물 자산의 보관과 수취 프로세스 점검
최근 전자어음 사용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실물 수표와 어음을 취급하는 업종이 많다. 이는 유가증권과 같아서 분실이나 도난 시 즉각적인 금전적 손실로 이어진다.
(1) 실물 보관과 일련번호 관리
실물 수표와 어음은 반드시 이중 잠금장치가 된 금고에 보관해야 하며, 보관자와 열람자(사용자)는 분리되어야 한다.
- 수표·어음 용지 관리: 사용하지 않은 공백 용지도 일련번호 순서대로 관리해야 한다. 중간에 번호가 비어 있다면 누군가 임의로 발행하여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 폐기 절차의 엄격화: 기재 실수 등으로 폐기하는 수표나 어음은 반드시 ‘무효(VOID)’ 처리 후 실물을 증빙으로 보관해야 한다.
(2) 수취 시 배서 확인의 중요성
거래처로부터 수표나 어음을 받을 때는 배서의 연속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배서가 끊기거나 불분명한 어음은 나중에 부도 처리 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4. 관리통제 예시
(1) 차입금 관리


(2) 거래처 마스터 생성 및 변경


(3) 재고자산

5. 실무자의 요약 및 조언
자금 업무를 하다 보면 “차입금이야 은행에서 다 알아서 해주겠지” 혹은 “재고는 창고에서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각자의 영역에만 매몰되기 쉽다. 하지만 횡령은 항상 ‘업무와 업무 사이의 경계선’에서 발생한다.
기말 재고 실사에 직접 참여하고, 차입금 조회서를 꼼꼼히 뜯어보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마라. 그 수고로움이 너를 ‘단순 기록자’에서 ‘리스크 관리자’로 성장시킬 것이다. 특히 담보 제공 내역은 장부상에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금융기관 조회서의 담보/보증 항목을 매번 눈이 빠지게 확인하는 집요함을 갖추길 바란다.
완벽한 장부보다 중요한 것은 실물과 장부의 괴리를 허용하지 않는 실무자의 ‘현장 감각’이다.
- 차입금은 이사회의 승인 범위 내에서 실행되는지 엄격히 관리해야 하며, 특히 미승인 차입이나 장부 외 부채를 찾아내기 위해 정기적인 금융기관 조회서 대조가 필수적이다.
- 재고자산은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이므로 출고-매출-수금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시스템적으로 통합 관리하여 가공 매출이나 무단 반출의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
- 수표와 어음 등 실물 유가증권은 일련번호 기반의 수량 관리를 철저히 하고, 보관과 사용 권한을 분리하여 물리적 보안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 실무자는 부서 간의 칸막이를 넘어 자금의 흐름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며, 서류상의 증빙뿐만 아니라 현장 실사와 외부 조회를 통한 교차 검증을 생활화해야 한다.
